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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산물유통공사가 만난 벤자민, 한식세계화 이렇게...

농수산물유통공사는 농식품 수출, 유통 전문기관이다.
윤장배 사장 아래 모든 임직원이 농업과 식품산업을 위해 보이지 않게 일하는 박지성과 같인 기관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와 벤자민의 인터뷰..

“한식 세계화, 정체성 유지하며 고급화로 승부해야”

벤자민 주와노(Benjamin Joinau)
․ 파리4대학, 파리사회과학고등연구원 수학
․ 홍익대 불문과 교수 역임, 저술가․번역가
․ 아리랑 TV, '벤자민과 함께하는 맛있는 여행‘ 진행
․ 서울 이태원동 소재 프렌치 레스토랑 ‘르생텍스(Le Saint-Ex)’ 운영

“한식 세계화를 하더라도 한식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아이덴티티(Identity, 정체성)를 잃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프랑스 음식이 300년 동안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고급 음식, 세련된 음식으로 인식되는 이유는 조리법이나 식재료 등 고유의 아이덴티티(Identity, 정체성)를 잃어버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올해로 한국 생활 16년째를 맞는 프랑스인 벤자민 주와노(41)씨. 그는 군복무를 위해 16년 전 한국에 왔다가 한국의 문화에 매료돼 눌러 앉게 됐다. 프랑스는 대체 복무를 선택할 수 있는 나라로 대학생의 경우 군복무 대신 해외에 있는 프랑스의 기업체나 대사관, 학교에서 일정 기간 근무하는 것으로 군복무를 면제 받을 수 있다.

벤자민 주와노씨는 파리4대학(소르본대학)에서 철학과 고문학을 전공한 뒤 파리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 한국학과 인류학을 공부한 지식인으로, 한국에서는 홍익대 불문과 교수, 저술․번역 활동 등을 했다. 특히 음식문화에 대해 관심이 높아 서울 이태원에서 프랑스 레스토랑인 ‘르생텍스(Le Saint-Ex)’를 운영하며, 최근에는 방송으로도 활동영역을 넓혀 아리랑 TV에서 한식을 외국인에게 소개하는 프로그램인 ‘벤자민과 함께하는 맛있는 여행’을 진행하기도 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 : )

그는 서로 다른 문화를 비교․분석하는 인류학자답게 프랑스와 한식을 비교하는 것에서부터 한식 세계화의 실마리를 풀어나갔다. 그에 따르면 프랑스 음식과 한식은 대단히 유사한 음식문화를 가졌다.

“프랑스 음식과 한식은 다르지 않습니다. 일단 상차림 문화가 똑같습니다. 19세기까지 프랑스도 한식처럼 상차림 문화가 있었습니다. 모든 음식 메뉴가 한꺼번에 식탁에 차려졌습니다. 요즘 한식이나 프랑스 음식에서 볼 수 있는 코스요리 형태는 러시아 궁중에서 비롯된 문화입니다.

음식의 재료나 상차림의 구성도 비슷합니다. 한식에서 김치나 장류와 같은 발효음식이 빠지지 않는 것처럼 프랑스도 치즈와 같은 발효음식이 빠지지 않습니다. 상차림에 있어서도 전체적인 다양함과 음식의 질감, 색깔, 맛의 균형을 따지는 점에서 같습니다. 쉽게 말해서 프랑스 식단도 한식처럼 고기와 함께 쌀밥과 면과 같은 곡물, 야채 등이 조화를 이루도록 상차림을 한다는 말입니다.”(농수산물유통공사 :벤자민

상차림 문화․장 문화 반드시 지켜야

서로 닮은꼴을 가지고 있다는 프랑스 음식과 한식. 그러나 프랑스의 음식은 이미 세계적인 음식이다. 그렇다면 한식 세계화의 해법을 프랑스에서 찾아보면 어떨까? 이에 대해 벤자민 주와노씨는 대답을 주저했다. 역사와 문화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음식이 유럽으로 널리 퍼진 이유는 프랑스가 17세기 루이 14세 이후 150~200여 년 동안 유럽 문화의 중심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유럽의 다른 모든 왕국이 프랑스의 궁중문화를 모방했습니다. 파티문화나 음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게다가 프랑스 혁명 이후 일자리를 잃어버린 왕실의 주방장들이 독일이나 러시아, 영국 왕실에서 일하게 됐죠.

하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음식이 근본적으로 ‘농부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궁중요리라는 것이 있긴 있었지만 일제 식민시대를 거쳐 그 원형을 알아볼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그는 프랑스 음식이 한식 세계화에 시사하는 바는 고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음식이 세계적인 음식으로 인식되고 있는 주된 이유가 고유의 정체성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탈리아의 피자나 멕시코의 타코, 베트남의 쌀국수는 세계적으로 대중화된 음식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음식이 세계화에 성공한 음식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예컨대 한국의 어디에서나 이탈리아의 피자를 먹을 수 있지만, 이탈리아 본래의 피자와는 엄청난 질적 차이를 가진 음식입니다. 본래 피자와 비교해 맛이 없습니다. 고유의 정체성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음식을 먹고 난 한국인들은 ‘역시 한국 음식이 제일 맛있다’는 편협한 생각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또한 이탈리아의 피자가 이렇게 세계적으로 퍼졌다 한들 이탈리아의 문화와 경제에 얼마나 도움을 주는지 모르겠습니다.

반면 프랑스 음식은 300년 동안 고유의 정체성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프랑스 음식은 고급음식으로 인식됩니다. 프랑스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하면 에펠탑, 베르사유 궁전을 떠올리게 되고 프랑스를 문화강국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농수산물유통공사 입니다.)

그는 한식이 지켜나가야 할 정체성으로 밥과 국, 반찬으로 이뤄진 상차림 문화, 발효식품으로 대표되는 장 문화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벤자민 주와노씨는 상업적, 대중적 인기라는 단기적인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식 세계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얼마 전 미국 LA지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언론에 보도됐던 ‘불고기 타코’를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데 한 미국 신문에서 불고기 타코를 한국식 정크푸드(Junk Food)라고 비판했습니다. 한국 음식 고유의 정체성을 가진, 제대로 된 음식을 수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불고기 타코는 반짝 유행에 지나지 않을 겁니다. 몇 년이 지나면 ‘볼리비아식 타코’가 인기를 끌지 않을까요?”

“문화까지 수출한다는 점 명심해야”

벤자민 주와노씨는 ‘한국 음식을 왜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고 했다. 이 질문에 그는 ‘한국 음식이라서’라고 대답한다고 한다. 그의 대답에서 음식을 ‘문화 아이템’으로 인식하는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최근 파리에 가면 한식당이 80곳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파리지앵들이 한식당을 왜 찾을까요? 제 생각으로는 그들은 한국의 이미지를 먹으러 갈 것입니다. 한국인들은 왜 프랑스 레스토랑을 찾을까요? 역시 프랑스라는 이미지나 라이프스타일이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음식이 입맛에 맞는다면 여러 번 찾을 것이고, 음식을 만들어 보고, 다른 음식점도 자연스럽게 둘러 볼 것입니다. 음식이란 중요한 문화 아이템이고, 한식을 수출하면 한국의 문화까지 동시에 수출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 농수산물유통공사, 벤자민의 인터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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